「독일의 양심」본회퍼 목사, 처형 50년만에 복권

동아일보 96. 8. 8 [본〓金昶熙특파원]
독일의 양심으로 추앙받는 디트리히 본회퍼 목사가 2차대전 종전 반세기가 넘는 최근에 이르러서야 베를린의 한 법정으로부터 「복권」판결을 받았다.

본회퍼는 히틀러 암살미수사건에 관련된 혐의로 체포되어 종전 직전인 45년4월8일 나치 군법회의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곧장 처형됐지만 오히려 죽은 뒤 전후의 독일교회 재건과정에서 정신적 지주 역할을 톡톡히 했던 인물.

그러나 그에 대한 사형선고가 지금까지 불법으로 선언되지 않은 것은 물론 그에게 사형선고를 내렸던 나치 판사는 오히려 전후에 면죄부를 받는 등 모순된 상황이 계속되고 있었던 것. 지난 56년 바이에른주의 한 법정은 『본회퍼의 국가전복 음모가 범죄구성 요건을 충족시키기 때문에 그에 대한 사형선고는 정당했다』고 판결했다.

이번에 베를린 법원은 『지난 46년5월 제정된 바이에른주의 법률이 나치의 불법적 판결들을 이미 무효화하고 있으므로 별도의 판결 없이 본회퍼는 복권되는 것』이라고 확인했다.

판결이유는 명확하다. 본회퍼 등 저항운동가들은 결코 국가를 위태롭게 한 적이없고 오히려 나치의 폐해로부터 국가와 국민을 구출했기 때문이라는 것 등이었다. 이번 판결은 결국 지난 50년대의 판결을 최초로 뒤집는 동시에, 본회퍼에 대한 일반 인들의 존경심과 사법부의 단죄 간의 부조화를 해소시킨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 그 부조화와 간격은 전후 반세기 동안 독일의 원죄처럼 여겨져 왔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