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람권의 부흥/이슬람 근본주의



 

   6월18일 이집트 최대관광지인 룩소르의 사막지대에 있는 하셉수트사원의 넓은 주차장에는 승합차
몇대만 `썰렁'하게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지난해 이맘때처럼 신전 곳곳을 무리지어 다니며
북적대던 단체관광객들의 모습은 거의 찾아볼 수 없었고, 서너명씩의 소그룹만 드문드문 눈에 띌 뿐이다.
 

  여행전문안내인인 사이드 카왈카는 “룩소르를 찾는 외국인의 발길이 5분의 1 이하로 줄고 문닫은
여행사도 많아 프리랜서로 뛰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이슬람무장단체가 관광객 60여명을 살해한 테러사건의 여파가 좀처럼 가시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룩소르 테러나 알제리 내전, 이란, 탈레반, 하마스 등의 단어에서 공통적으로 떠올릴 수 있는 것은           이슬람 근본주의다. 비이슬람권에서 이슬람근본주의는 테러리즘 또는 극단적 교조주의 등과 같은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 팔레스타인과 레바논에서는 하마스와 헤즈볼라 등 근본주의 갈래의 무장조직들이                  맹활약중이다. 가장 극단적인 집단인 아프가니스탄 탈레반은 여성의 바깥출입을 금지시키고 남성에게 가짜 턱수염까지 달도록 강요하며, 상시순찰을 통해 며칠전에도 이를 어긴 31명을 적발해 처벌했다.
 

  애초 근대적 의미의 이슬람 근본주의란 세속화한 사회의 부조리와 타락에 대한 해법을 찾아 종교를
재해석하고 종교의 근본정신으로 되돌아가자는 데서 출발한 운동으로 20년대 이집트의
무슬림형제단을 그 모태로 볼 수 있다.
 

  기독교의 청교도주의와 비슷한 이런 이념적인 운동이 분화되고 다른 국가에서 수용되는 과정에서
상당히 다양한 모습들을 띠게 됐다. 오늘날에는 근본주의가 서구에서 급진적이고 과격한 이슬람 무장세력을 주로 지칭하는 용어가 됐다.
 

   근본주의집단의 테러행위 등 폭력성이나 교조적인 모습을 옹호하는 사람은 이슬람권에서도 별로  없다.
그러나 이슬람을 곧바로 근본주의 집단의 부정적 이미지와 등치시키거나 이슬람을 호전적 종교로
해석하는 데는 문제가 있다는 게 이슬람권의 일반적 인식이다. 독실한 이슬람교도라는 터키 이스탄불대학의 메메트 사라이 교수(역사학)는 이들의 테러에 대해 “이해할 수는 있어도 잘못된 방식”이라며 “참된 이슬람교도라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또 근본주의 집단의 폭력성이 아랍권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인 대외정책이나 기존 정부의 물리적
탄압과 상호관계에 있다는 점은 근본주의에 대한 제대로 된 이해를 위해 빠뜨려서는 안되는  항목이다.
 

   근본주의가 싹틀 당시 부패한 이집트 왕정과 식민통치국인 영국의 가장 큰 대항조직이 바로 무슬림 형제단이었고 룩소르 관광객 테러도 강경탄압 일변도의 호스니 무바라크 정부에 타격을  주려는 의도에서 비롯한 사건이었다.
 

   팔레비 왕정을 무너뜨린 이란이나 군부 쿠데타에 의해 총선승리를 차압당했던 알제리 구국전선,
이스라엘과 미국에 대항한 헤즈볼라나 하마스도 비슷한 범주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관광객 테러 이후 이집트 근본주의단체가 일방적으로 휴전을 선언했고, 최근 헤즈볼라가
무장투쟁에서 민중운동쪽으로 무게중심을 옮기려 애쓰는 등 근본주의세력 내부에서 일부 달라진
모습도 나타나지만 아직 커다란 변화의 조짐으로 받아들이기는 힘들다.